"5·18 진실을 전 세계에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광주동초 충효분교 학생들, 영화 '택시운전사' 실제 주인공 위르겐 힌츠페터 아저씨에게 손 편지


"힌츠페터 아저씨, 위험을 무릅쓰고 참혹하고 잔인한 광주상황을 전 세계에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한 초등학생이 고사리 손으로 크레파스를 꾹꾹 눌러 도화지에 초록색 택시 그렸다.
택시 옆에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에게 보내는 어린아이들의 추모 메시지가 빼곡하게 적혔다.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동초(교장 신민숙) 충효분교 전교생 38명은 지난달 25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손 편지를 썼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5월 힌츠페터의 부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망월묘역 힌츠페터 추모비 건립 기념행사에서 충효분교 어린이들이 리코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했던 인연이 이어져 마련됐다.
아이들은 이날 선생님으로부터 5‧18 광주의 참상을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고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에서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느낀 소감을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5학년 김하연 어린이는 "힌츠페터 아저씨가 광주에 항상 관심을 가져 주시고 위험을 무릅쓰고 참혹하고 잔인한 5·18민주화운동에 목숨을 걸고 전 세계에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6학년 전해석 어린이는 "5·18의 진실을 우리나라, 전 세계에 알려주셔서 감사하며 진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었을 것이다"고 남겼다.
편지쓰기에 이어 고 힌츠페터를 추모하며 5·18 진실에 대한 소감과 염원을 담은 풍선을 날리는 행사도 열렸다. 어린이들이 쓴 손 편지는 고 힌츠페터 부인 엘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충효분교 학생들이 윤장현 광주시장과 함께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에게 쓴 추모 손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광주광역시청 제공]
이날 행사를 함께 한 윤장현 광주시장은 "37년 전의 광주와 소통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느낀다"며 "당시 광주에 손 내밀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기억하며 자라는 미래 세대들 또한 세계 곳곳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광주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손 편지운동본부 이근호 본부장은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고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 참상과 비극을 알리기 위해서 생명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감동 받아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힌츠페터의 유해 일부가 묻힌 광주 북구 망월동 근교의 초등학생들이 쓴 편지를 통해 하늘에 계신 힌츠페터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유가족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힌츠페터는 독일 제1공영방송 일본 특파원으로 있던 1980년 5월 20일 신군부의 허락 없이 광주에 들어와 공수부대의 잔인한 시민학살 장면을 담은 영상을 독일에 송고하고, 다시 5월 23일 광주로 돌아와 마지막 진압작전까지 카메라에 담아 세계에 광주에서 벌어진 만행을 최초로 알려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독일기자다.
힌츠페터는 지난해 1월 독일 북부 라체부르크에서 79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고,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유지에 따라 고인의 손톱과 머리카락 일부가 광주 망월동 옛 5·18 묘역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