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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을 쓰는 시대, 교실이 평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에듀팡뉴스2026.09.24 01:31조회 3
AI가 답을 쓰는 시대, 교실이 평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더에듀 강유진 기자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보급으로 학교 수행평가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독후감이나 탐구보고서 등 일정한 형식의 결과물을 쉽게 작성할 수 있어, 제출된 결과물만으로는 학생이 실제 학습 과정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집에서 작성해 제출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학생의 AI 활용 여부와 실제 수행 과정을 교사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의 완성도와 학생의 학습 역량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학교 평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응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2025년 12월 23일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AI) 활용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AI 사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와 평가의 특성을 고려해 활용 범위와 기준을 정하고, 학생의 AI 활용 과정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시·도교육청은 이를 바탕으로 2026학년도 학업성적관리 시행지침을 개정해 학교에 안내하도록 했다.

교육부가 제시한 관리 방안은 ▲AI 활용 범위 설정 ▲AI 활용 과정 표기 지도 ▲학생 유의사항 안내 및 사전교육 ▲평가 설계 ▲개인정보 보호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교사는 수행평가를 실시하기 전에 과목별 평가 요소와 채점 기준 등을 고려해 AI를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학생이 수행평가에서 AI를 활용한 경우에는 출처 등 활용 과정을 명확히 표기하도록 지도하고, 개인정보를 AI 서비스에 입력할 때 주의하도록 안내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모든 AI 활용을 부정행위로 규정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더라도 평가의 목적에 따라 활용 방식과 허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역시 수행평가의 특성을 고려해 AI 활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 안전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학교 현장에서는 ‘AI를 사용했는가’를 따지는 것보다 '어떤 목적으로, 어느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활용했는가'를 평가 기준에 포함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또 하나의 방향은 수업 시간에 학생의 수행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실시간 활동 중심 평가'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학생의 수행 과정을 확인하고 평가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향은 2025년 7월 발표된 수행평가 개선 방안과도 맞물린다. 교육부는 당시 중·고교 수행평가에서 수업 시간 내 평가 원칙을 확립하고, 과제형 수행평가와 과도한 준비가 필요한 암기식 수행평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행평가를 둘러싼 관심도는 단순히 결과물의 완성도를 확인하는 데서 학생이 수업과 평가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를 두고 모든 학교의 평가 방식이 이미 일률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육부의 관리 방안은 학교와 교과의 특성을 고려해 AI 활용 기준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평가 운영은 시·도교육청 지침과 학교의 학업성적관리규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도 평가의 새로운 변수가 됐다. AI 활용이 학교 수업과 평가에 들어오면서 개인정보 보호 역시 관리해야 할 영역이 됐다. 교육부는 2025년 12월 말 학교가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교육자료로 선정할 때 적용할 기준도 마련했다. 해당 기준에는 개인정보 최소처리와 안전조치, 열람·정정·삭제 절차,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 등이 포함됐다. 학교 교육과정에서 사용하는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교육적 적합성을 함께 살피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를 모든 AI 서비스 이용에서 만 14세 미만 학생의 개인정보 입력을 일률적으로 금지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마련한 기준은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선정·활용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평가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AI 활용 관리 체계가 마련되면서 교사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기존에는 학생이 제출한 결과물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면, AI 활용이 허용되는 수행평가에서는 활용 범위와 과정, 결과물의 관계까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별 AI 활용 정도를 어디까지 평가에 반영할 것인지, 같은 기준을 여러 학생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는 학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부분이다.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AI 활용 여부를 둘러싼 판단 자체가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활용 범위와 평가 요소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안내한다면 학생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고, 교사 역시 평가 과정에서 판단해야 할 범위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의 수행평가는 단순히 평가 방법을 바꾸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평가 기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이를 교사와 학생에게 얼마나 명확하게 안내할 것인지'가 함께 중요해진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AI가 글을 작성하고 정보를 정리하는 일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에서 학교는 학생의 어떤 역량을 평가해야 하는가다. 결과물만으로 학생의 학습 과정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워진다면 학생이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 정보를 어떻게 확인했는지, AI가 제시한 내용을 어떻게 수정하고 판단했는지 등을 평가에 포함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이는 AI 활용 자체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것과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라, '학생이 AI의 결과를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했으며 자신의 학습에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 시대의 수행평가는 ‘AI를 얼마나 잘 막느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의 실제 사고와 학습 과정을 평가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교육부가 AI 활용을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 교과별 기준과 활용 절차를 마련하고, 실시간 활동 중심 평가를 제시한 것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다만 제도가 마련됐다고 해서 평가의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학교마다 다른 교과 특성과 수업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학생과 교사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생성형 AI가 학교 평가에 가져온 변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얼마나 잘 구별할 것인가가 아니라, AI가 있어도 학생에게 무엇을 배우고 생각하게 할 것인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다.

참고: 더에듀AI 편집▶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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