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대치동 중학생 수행평가 1점의 진짜 의미

정원섭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원장에 따르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완전히 자리 잡고 2028 대입 내신 5등급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중학교 수행평가는 상위권 내신 판도를 좌우하는 가장 까다로운 승부처가 되었다.
겉으로는 A~E 성취도 평가 형태를 취하지만, 특목고·자사고 진학을 겨냥하는 중학생들에게는 사실상 정교한 상대평가로 작동한다. 객관식 시험과 달리 수행평가는 문장의 유려함이나 논리적 연결성 같은 주관적 기준에서 미세한 감점이 발생하는데, 내신 시험 문제 2~3개를 틀리는 것과 수행평가 1점 감점이 동일한 비율로 작용해 0.5점·1점 차이로 최종 등급이 바뀔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전면 도입하면서 국어를 포함한 주요 전 과목 수행평가에 서·논술형 요소가 깊숙이 반영됐다. 집에서 느긋하게 준비하던 과제물은 생성형 인공지능 대필 문제로 현장에서 거의 사라졌고, 대표적으로 강남 대치권 언주중학교의 2026년 사회 수행평가 ‘나의 인생 그래프 그리기’는 40분 안에 인생 그래프와 800~1000자 분량의 서술형 글을 손글씨로 완성해야 하는 과제다. 이와 같은 현장 즉석 작성(타임어택 논술)과 구술 평가가 교실 전체 수행평가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대치동 상위권 학생들은 화려한 표현보다 출제자가 제시한 단어 제한, 문장 구조, 논리적 연결 조건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게 맞추는 기술적 글쓰기에 집중한다. 평소 독서·논술로 다진 기초 체력이 없으면 제한된 40분 안에 문제 의도를 파악하고 글의 뼈대를 세운 뒤 800자 원고를 논리적으로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아이들은 당황하거나 치명적인 감점을 당할 위험이 있다.
역설적이게도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AI가 쓴 글을 평가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능력, 그리고 현장에서 즉시 글로 풀어내는 진짜 독서·논술 내공을 가진 아이가 최상위권을 독식하는 구조가 강화된다. 따라서 학부모는 요령만 가르치는 임시방편에서 벗어나, 평가 기준표를 아이 스스로 체크리스트로 확인하게 하고 읽은 내용을 1분 안에 핵심만 요약해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도와야 한다. 초등·중등 시절부터 단단히 다진 독서·논술의 깊이가 결국 내신 등급을 지켜주는 진짜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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