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환 한국학원총연합회장 “정책 수립 단계부터 학원 목소리 반영해야”

조영환 회장은 학원 현장에서 32년을 보내고 대만에서도 10년간 한국어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지만, 한국학원총연합회장의 자리에 앉아 보니 현장을 아는 것과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 것 사이의 거리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무등록 학원 신고포상금이 최대 10배로 올랐고, 유아 레벨테스트 금지가 확정됐으며, 행정제재를 승계시키는 법안도 나왔다. 현장의 사정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이미 결정이 끝난 뒤였고, 이에 따라 정책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학원도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규제의 양보다 정책 형성 과정에서 학원이 목소리를 낼 통로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장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정책이 정해지고, 학원은 결정이 끝난 뒤에야 반대하는 위치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 상설 협의 채널인 ‘학원정책협의회’를 제안하고, 기존 정책위원회를 30여 명 규모의 연구·제안 조직으로 개편했다. 현장의 어려움을 전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근거를 바탕으로 한 대안까지 제시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유아 레벨테스트 금지에 대해 그는 어린아이를 시험으로 줄 세우는 과열된 선발에는 반대하지만, 아이의 학습 수준을 파악해 그에 맞는 수업을 제공하는 과정까지 제한하는 규제에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마다 배움의 속도와 수준이 다르므로 그에 맞는 반을 배정하기 어려워지면 부담은 결국 아이와 학부모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외국어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교육부, 육아정책연구소와 협의해 현장의 우려와 보완 요청을 서면으로 전달했으며, 현장에서 무엇이 금지되고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해 안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교육 인식조사와 관련해서는 성명 마지막에 ‘재설계’를 요구했다. 교원을 조사 대상에 포함한다면 학원 관계자에게도 같은 조건으로 참여 기회를 주고, 조사 설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답 횟수에 제한이 없었고 학생·학부모·교원을 중복 선택해도 응답이 접수됐기 때문에 중복 응답을 걸러내고 응답자가 조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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